스도리카 전투 시스템의 차별성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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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도리카Sdorica는 모바일 턴제 RPG 게임이다. 과거에 한국에 널리 알려졌던 디모Deemo를 만든 게임사 Rayark Games가 제작했다. 따라서 디모의 차기작답게 BGM, 효과음 쪽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.
이 게임의 주요 컨텐츠는 스토리와 전략 요소이다. 고유의 스토리는 한 캐릭터의 캐릭터성을 소개함으로써 역할에 쉽게 몰입할 수 있게 한다. 또, 캐릭터 별로 패시브 스킬과 3개의 액티브 스킬이 배정되어, 플레이어로 하여금 캐릭터들간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전략을 연구할 수 있도록 한다.
스도리카는 아군의 턴과 적군(컴퓨터)의 턴 구성에 차이를 두고 있다.
아군: 구슬을 없애, 없앤 구슬에 해당하는 속성의 캐릭터에게 액션을 부여한다.
적군: 매 턴마다 턴 게이지가 감소하여, 0이 되었을 때 아군 캐릭터에게 공격한다.
턴 게이지에 대한 개념은 과거 파이널판타지를 위시한 일본발 턴제 RPG 게임들의 약진에 힘입어 널리 쓰였다. 파이널판타지를 플레이해 본 적이 없는 게이머라면, 크로노트리거 또는 페르소나 시리즈의 전투 장면을 떠올리면 된다.
그러나 스도리카의 시스템 설계자는, 플레이어(아군) 행동에 있어 기존의 턴 게이지 방식을 채택하지 않았다. 대신 주어진 턴에서 플레이어가 의도적으로 공격 캐릭터를 선택해 행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.(예시는 아래 사진을 참조)
플레이어는 색이 일치하는 1개, 2개, 4개의 구슬을 드래그함으로써 할당된 액션을 취할 수 있다. 그러면 남은 구슬들은 소멸한 구슬의 자리를 순차적으로 메워나간다. 밀려난 후, 빈 공간은 랜덤 색깔 구슬로 채워진다. 가로 두 줄, 동물 세 종류 밖에 없는 애니팡을 떠올리면 쉽다.
턴제 게임에, 캐릭터에 고유 속성값과 스킬이 배정되어 있다는 점이 포켓몬스터와 흡사한 것 같다. 그러나 스도리카에서는 아군 속성과 적군 속성 간의 상성이 존재하지 않는다.
대신, 각 속성에는 특화된 역할이 있다. 노랑(황): 탱커, 검정(흑): 딜러, 하양(백): 힐러. 마치 모 게임의 파티플레이 역할 분배를 떠올리게 하는 설정이다.
구슬의 색과 갯수. 행동에 있어서 자유롭지만, 방종을 허락하지 않는 기이한 구조. 여기서 설계자의 의도를 추론할 수 있다. 이 게임은 원맨 캐리를 거부한다.
어떻게든 세 명이 합심해서 적을 쓰러뜨려야 한다. 노란 구슬을 모조리 비워내어도, 누적된 다른 색깔의 구슬을 처리하지 않으면 노란 색 속성의 캐릭터를 충분히 활용할 수 없다.
즉, 스도리카의 전투에서는 세 캐릭터들 간 비중이 공평하게 배분된다. 탱커는 1선에서 방패 역할을 한다. 힐러는 3선에서 피해를 입은 탱커를 회복시킨다. 딜러는 기를 모아(4개의 흑구슬) 적들에게 큰 데미지를 입힌다.
이러한 전투 시스템은 플레이어의 행동 절차를 획기적으로게 줄였다. 만약 스마트폰으로 3:3 포켓몬스터 게임을 한다면, 플레이어는
1. 내 포켓몬 터치. 2. 사용하고 싶은 기술 터치. 3. 상대방 포켓몬을 터치.
해야 한다.
반면 스도리카에서는 1과 2를 드래그 한 번으로 해결할 수 있다: 구슬의 색과(1) 구슬의 개수(2) 결정으로. 광역 공격, 광역 버프를 한다면 3까지 생략할 수 있다. 스도리카 제작진은 스마트폰 환경을 겨냥한 직관적인 시스템을 충실히 구현했다.
이 게임은 세 캐릭터가 한 몸처럼 전투를 수행해야 제 위력을 발휘하는데, 셋 중 하나가 전장에서 이탈할 시 참극이 벌어진다.
어떤 캐릭터가 행동불능이 될 경우, 그를 살리기 위해서는 턴을 소비하여 해당 캐릭터의 구슬을 일정 수만큼 지워나가야 한다. 살리지 않고 진행하려 해도, 행동불능된 캐릭터의 구슬들이 남아있는 캐릭터들의 다음 행동을 제약한다.
이 사례는 절차를 간소화한 시스템(=구슬로 만사 해결)이 오히려 게임의 난이도를 크게 올려버리는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.
스도리카는 스마트폰 친화적인 전투 시스템을 구현한 턴제 RPG 게임이자, 머리를 써야 하는 전략 게임이다. 강력한 캐릭터가 선봉에 서서, 엔터 키만 꾹 누르면 그만인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.
또, 자신만의 팀을 만들어 기상천외한 전략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, 새로운 조합을 연구하며 게임에 파고드는 재미가 있다.
한편, 캐릭터의 역할 수행에 집중하여 부활 아이템이나 포션을 일체 구현하지 않고, 캐릭터의 스킬만으로 유틸리티를 충족시킨 부분은 초보자들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.